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이하, 객사오)를 읽고나서, 객체지향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추상화, 상속, 캡슐화, 다형성과 같은 객체지향의 특성만을 이야기하던 내가 객체지향의 핵심인 객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고 객체지향을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은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차

  • 객체지향이란?
  • 객체란?
    • 상태와 행동을 함께 지닌 자율적인 객체
    • 협력과 메시지
    • 메서드와 자율성
  • 정리
  • References

객체지향이란?

객체지향을 처음 접하게 되면 “객체지향이란 실세계를 객체 중심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패러다임” 혹은 “실세계에 대한 모방”이라는 설명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발자라면 이 내용에 대해 부정할 것입니다. 현실 세계의 방화벽은 화재의 확산을 막아 주지만 소프트웨어 세계의 방화벽은 화재가 아닌 네트워크 침입을 막아주는 것처럼 실세계와 소프트웨어 객체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의 설명은 관점에 따라 적합할 수도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 객체지향의 철학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데는 적합하다.
  • 실용적인 관점에서 객체지향 분석, 설계를 설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객체지향이 실세계의 모방이라는 은유를 차용하는 이유는 객체지향이라는 용어에 담긴 기본 사상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객체지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세계의 모방이라는 개념을 통해 쉽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다음 예시는 커피를 주문하는 상황을 표현한 것입니다.

위의 상황에서 주의 깊게 봐야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손님, 캐시어, 바리스타 라는 역할이 존재한다.
  • 역할에 대한 책임을 수행한다.
  • 사람들 사이에 암묵적인 협력 관계가 존재한다.

이렇게 손님이 커피를 주문하고 받기까지 역할, 책임, 협력이 사람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서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합니다.

그리고, 이 역할책임에는 중요한 개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여러 사람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역할은 대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 이러한 동일한 요청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다형성(polymorphism)이라고한다.
  •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실세계의 모방이라는 개념으로 특정 상황 속에 역할, 책임, 협력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바꾸면 객체지향이라는 문맥으로 옮겨올 수 있습니다.

  • 사람 - 객체
  • 캐시어가 바리스타에게 커피 제조를 요청 - 메시지
  • 바리스타가 캐시어의 요청을 처리하는 방법 - 메서드

객체란?

실세계에서는 협력에 참여하는 주체가 사람이라면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협력에 참여하는 주체가 바로 객체입니다. 또한, 객체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성실한 객체 시민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시스템의 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객체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합니다. 객체지향 어플리케이션의 윤곽을 결정하는 것이 역할, 책임, 협력이지만 객체지향의 핵심은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다.

  • 어플리케이션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객체들간의 협력이고 이 협력에 참여하는 주체는 객체이기 때문에 결국 협력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품질이다.
  • 객체는 충분히 ‘협력적’이어야 한다.
    • 협력적이라는 의미는 다른 객체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 스스로 모든것을 처리하는 전지전능한 객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 또한, 다른 객체의 요청에 따라 행동하는 수동적인 존재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 요청이 들어오면 요청에 응할지, 어떻게 응답할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객체가 충분히 ‘자율적’이어야 한다.
    • 자율적이라는 것은 외부의 어떤 행위로 인해 객체의 상태가 변하는 것이 아닌 다른 객체의 요청을 통해 행동을 할지 말지 스스로 결정과 판단에 따라서 행동함을 의미합니다.

객체지향의 목표는 실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세계를 창조 하는 것이다.

상태와 행동을 함께 지닌 자율적인 객체

  •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행동(behavior)을 해야 한다면 그 행동을 하는데 필요한 상태(state)도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한다.
    • 객체는 상태(state)행동(behavior)을 함께 지닌 실체라고 정의한다.
    •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적인 존재로 남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동과 상태를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한다.
  • 객체는 다른 객체가 ‘무엇(what)’을 수행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어떻게(how)’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 객체의 관점에서 자율성이란 자신의 상태를 직접 관리하고 상태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율적인 객체로 구성된 공동체는 유지보수가 쉽고 재사용이 용이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협력과 메시지

  •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오직 한 가지 의사소통 수단만이 존재한다. 이를 메시지라고 한다.
    • 한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요청하는 것을 메시지를 전송한다고 말하고 다른 객체로부터 요청을 받는 것을 메시지를 수신한다고 말한다.

객체는 협력을 위해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고 다른 객체로부터메시지를 수신한다.

객체지향의 기본 개념은 책임을 수행하는 자율적인 객체들의 협력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협력은 객체들 간의 메시지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객체를 데이터를 저장하는 상태와 메서드를 수행하는 행위를 조합한 단위로 정의하고 해당 정의에 지나치게 매몰될 경우 견고하고 유연한 객체들의 협력 관계를 얻을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객체 자체에 초점을 맞출 경우 가장 흔히 범하게 되는 실수는 협력이라는 문맥을 배제한 채 객체 내부의 데이터 구조를 먼저 생각한 후 데이터 조작에 필요한 오퍼레이션을 나중에 고려하는 것이다.

메시지가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객체를 설계하는 방식은 객체의 내부 구조를 객체 정의의 일부로 만들기 때문에 객체의 자율성을 저해한다.

메서드와 자율성

  • 메시지 수신자는 자신만의 방법에 따라 메시지를 처리한다. 객체가 수신된 메시지를 처리하는 방법을 메서드(method)라고 부른다.
  • 메시지메서드 분리는 객체의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 간의 자율성을 증진시킨다.
    • 메시지: 외부의 요청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방법
    • 메서드: 요청을 처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 이것은 캡슐화(encapsulation)라는 개념과 깊이 관련돼 있다.

정리

  • 객체지향이란 시스템을 상호작용하는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로 바라보고 객체를 이용해 시스템을 분할하는 방법입니다.
  • 자율적인 객체란 상태행위를 함께 지니며 스스로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객체를 의미합니다.
  • 객체는 시스템의 행위를 구현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합니다. 각 객체는 협력 내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며 역할은 관련된 책임의 집합입니다.
  • 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전송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메시지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메서드자율적으로 선택합니다.

References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조영호